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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일기

가까워 질 수 없는 공감의 격차 - 고용주와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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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다보면,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20,30대의 경우 고용주의 입장이 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근로자가 고용주의 생각에 공감을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물론 나도 불과 몇 년 전까지 그랬으니까 이해한다.

 

그래서 사장은 늘 외롭다. 나만 다른 행성에서 살고 있는 느낌이다.

사장이란 직원과 완전히 반대쪽에서 살고 있는 존재다.

 

우리가 파는 물건중에 포장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물건이 있다.

까다로운 만큼 마진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최근에 이 물건의 주문이 줄어들자 직원들이 좋아했다.

그 물건의 주문으로 월급이 나간다는 생각을 못하는 듯 하다.

 

그럼 주문이 많이 들어올 수록 급여를 더 주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주문이 줄어들 경우 사장은 잔고는 한없이 마이너스가 되지만, 직원은 그렇지 않다.

직원은 어떠한 리스크도 감수하지 않았다.

시장은 어떻게 변할 지 모르고, 회사는 늘 얘기치못한 위험해 대비해야 한다.

코로나같은 상황을 누가 예측할 수 있겠는가?

 

최근에 오징어게임이 200억을 투자했는데 수익을 조단위로 벌고 있다고 한다.

투자와 리스크 감당을 모두 넷플릭스가 했기 때문이다.

적자를 보다가 망하는 것도, 초과수익을 얻는 것도 모두 리스크를 감당하는 투자자의 몫이다.

 

얼마전에 "월급쟁이 10명 중 3명 월 200만원도 못 벌었다"는 기사를 봤다.

누군가는 월급 200만원도 안주냐고 머라 하겠지만, 당신 집 월세가 200만원이라면 어떨까?

직원 월급이 200만원이라면 월세 200만원과 같다.

매달 200만원이 나가기 때문이다.

월세와 다른 점은,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그럼 사장은 무조건 그 직원을 통해 월 200만원 이상의 가치를 얻어야 한다.

아니면 해고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해고비용이 매우 비싸다.

 

그러니 채용은 더욱 더 조심스러워지고, 신중해진다.

기약없는 200만원짜리 월세방이 제 값을 못하면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해고가 필요한 경우 책상을 빼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사회가 많이 불안하다. 

IMF이후로 고용안정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더 많은 취준생들이 공무원, 공기업, 정규직으로 몰린다.

고용을 보장된다는 것은, 누군가 고용을 보장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항상 반대편에서 생각을 해봐야한다.

그 누군가는 세금을 내는 국민이기도 하고, 젊은 세대의 미래일 수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금이 공무원들의 고용을 보장해주고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의 고용안정 때문에, 회사에서 그 사람들을 해고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지출이 생겨서 젊은 세대의 취업을 막을수도 있다.

 

가까운 친구들 중 아직 사업을 시작한 친구는 거의 없다.

직원인 친구들을 만나면 늘 팀장욕, 사장욕, 회사욕을 한다.

물론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있다.

하지만, 사업이 어렵다는 건 누구나 아는 상식 아닌가?

그 어려운 사업을 일으킨 사람에게 월급을 받고 있으면, 최소한의 존중이라도 있었으면 한다.

 

월급적다고 징징대는 모습이 가끔은 용돈달라고 부모님에게 조르는 아이들 같다.

난 사업할 생각도 능력도 없고, 월급 많이 주세요~

난 엄마아빠가 얼마나 밖에서 돈 많이 버는지 모르겠고, 용돈 많이 주세요~

회사는 ATM이 아니다.

 

사업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들고, 경제도 죽는다.

그럼에도 사장들은 오늘도 욕을 먹고 있다.

국회에서 욕먹고, 블라인드에서 욕먹고, 댓글에서 욕먹고, 술자리에서 욕을 먹는다.

 

기업가들도 해결할 문제들이 많긴하다.

환경문제, 산업안전문제, 개인정보문제, 인권문제 등등

하지만 그건 기업가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다.

 

아주 가까운 친구나 심지어 가족이라도 전혀 공감해주지 못하는 영역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지 직원이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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