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잡동사니/사는이야기

회사에서 면접관들이 탈락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는 이유

반응형

나는 20대때 정말 많은 면접을 봤다. 대단한 스팩은 아니였지만, 나는 서류합격률이 높았다. 자기소개서를 잘 쓰는 재주가 있었나보다. 하지만 면접을 정말 잘 못봤다. 그래서 누구보다 많은 면접비를 받아봤다. 

 

회사에서 면접관들은 탈락한 이유를 알려주지 않았다. 물론 내가 느끼기에도 그렇게 면접을 잘 보진 못했지만, 그래도 무슨 이유때문에 탈락했다고 알려줬다면 덜 궁금했을 것이다.

 

어느덧 직장생활을 7년을 마지막으로 퇴사하고, 사업을 한지 4년차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면접을 보러 갔던 것 만큼, 면접관으로써 면접을 많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나를 면접장에서 만난 면접관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짐작해볼 수 있었다.

 

기본적으로 면접관들은 탈락한 이유를 알려줄 이유가 없다. 물어봐도 최소한만 알려줄 뿐이다. 알려줘서 면접관에게 득이 될게 없기 때문이다. 

 

면접관이 알려줘서 득이 될 게 없다.

기본적으로 면접관들은 탈락한 이유를 알려줄 이유가 없다. 물어봐도 최소한만 알려줄 뿐이다. 알려줘서 면접관에게 득이 될게 없기 때문이다. 점수와 등수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비지니스 세계는 다소 낯설다. 점수가 나보다 낮은 친구들, 심지어 대학도 나보다 낮더라도 취업이 잘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잘 모르는 친구들은 점수로 하소연을 한다.

하지만 그냥 맘에 안들어서, 그냥 같이 일하고 싶지 않아서 채용을 안하는 경우도 많다. TO가 한정적일 경우 아주 미묘한 차이로 결정되기도 한다. 거리가 조금 더 가까워서, 더 오래 다닐 것 같아서 채용한 친구가 있었다. 전 직장의 내부정보를 면접자리에서 너무 많이 이야기해서, 우리 정보도 외부로 노출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채용을 안 한 친구도 있었다. 생각보다 사소한 이유도 많다. 사소한 이유로 떨어졌다고 말한다면 서로 마음만 상할 뿐이다. 그리고 사소한 이유인 만큼 절대로 스스로의 무능을 자책할 필요도 없다. 그냥 운이 없었다고 생각하자.

 

태도의 중요성

태도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한 마디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다. 조금 모자라도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이 있고, 아무리 뛰어나도 같이 일하기 싫은 사람이 있다. 회사는 점수맞춰 들어가는 대학이 아니라, 같이 일할 사람을 뽑는 곳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적극적인 사람, 눈빛이 살아있는 사람, 자신감이 있는 사람, 긍정적인 기운이 느껴지는 사람은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다. 솔직하지 못한 사람, 남욕을 자주하고, 남탓 세상탓 자주 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피하고 싶어한다. 회사의 대표라면 더더욱 채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그런 기운은 점염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많은 안 될 것 같은 일 들을,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저건 무조건 안 된다고 단정하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회사로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고객은 당신의 점수에 관심이 없다.

만약 당신이 유명한 맛집을 찾아간다고 가정해보자. 그 맛집의 주인이나 주방장의 수능점수에 관심이 있는가? 수능점수등급대로 맛있을 것 같은가? 공부 잘하는 사람이 요리도 잘한다고 생각할 수 도 있다. 그렇다면 프로게이머나 운동선수라면 어떤가? 박지성의 축구를 보기 위해 돈을 낼 때, 박지성의 수능점수를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회사는 점수보다 실력을 본다. 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올리는 데, 수능점수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회사들은 대부분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 그리고 그 분야에 특화된 인재를 원한다. 예를들어 마케팅 팀이라면, 단순히 수능점수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물건을 잘 팔 수 있는 홍보처, SNS정보, 어떤 광고수단이 있고, 그 광고수단별 특징과 단가는 어떤지, 그리고 회사의 매출을 가장 극대화 할 수 있는 홍보방법이 무엇인지를 아는 인재가 필요하다. 경험이 있다면 더욱 좋다. 경험이 없다면 독서를 통해서 다른사람들의 경험을 빌려라. 도서관에 가면, 노하우를 집필한 책들이 즐비하다. 경력자만 뽑으면,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냐고? ㅡ 안타깝지만 이런 푸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유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만약 당신이 빵집 옆을 지나가는데, 빵집 주인이 문 밖에 나와있다. 냄새는 좋지만 빵을 사지는 않았다. 빵집 주인은 당신이 빵을 사지 않는 이유가 궁금하다. 하지만 당신은 빵집 주인에게 빵을 사지 않는 이유를 설명할 의무가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나는 빵을 사지 않을 자유가 있다. 빵집주인은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 왜 우리가게의 빵을 사지 않는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가게에 들어와 빵을 살지.

 

채용도 똑같다. 면접관은 당신을 채용하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과 거래하지 않았을 뿐이다. 당신을 사지 않았을 뿐이다. 면접관이 당신과 계약 하지 않은 이유는 그냥 당신을 사고싶지 않아서 라고 할 수도 있다. 당신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찾아야 한다. 자본주의의 규칙을 바꾸지 않는 한 거래가 되지 않는 이유는 스스로 찾아야 한다.

 

 

자본주의에서 모든 성공률은 실패율보다 훨씬 낮다.

야구에서 안타를 칠 확률, 축구에서 슛을 시도할 때, 골이 될 확률 모두 성공보다 실패율이 훨씬 높다. 사회초년생들이 끊임없이 면접을 보면서, 많은 탈락을 경험한다. 나도 지방에 살면서 수십번을 면접을 위해 서울을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사업을 하고보니, 사회초년생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객을 만나기 위해 끊임없이 연락을 하고, 판매를 하기위해 끊임없이 설득을 한다. 말단 직원들은 상사의 사인을 받기위해 계속 보고서를 다듬고, 기업 대표들은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계속 다듬는다. 내가 아는 유명한 기업 대표는 투자 유치를 위해 700개가 넘는 투자자에게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성공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시도 횟수가 많아지면, 결국 성공횟수도 많아진다.  취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보는 과정은 앞으로 회사에서 계속 해야할 문서를 통한 설득, 미팅을 통한 설득과정의 일부다. 취업성공률 또한 비슷하다. 비지니스 세계에서 계속 해야할 일이니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좌절하지 말자.

 

 

 

반응형